글: 찰스 은데카, 컨선월드와이드 말라위 사무소 보존농법 프로그램 담당자
모범 농부 에시메(우측)가 잘 자란 옥수수 밭에서 이웃 농부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Photo: Kieran McConville/Concern Worldwide
‘호수의 나라’ 말라위를 아시나요?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말라위는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를 가지고 있으며, 멋진 자연환경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말라위 사람들은 농업에 의존하여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의 주식은 옥수수입니다. 옥수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지만, 수확까지 충분한 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충분한 비가 필요한 때에 내리지 않아 옥수수 농사도 점점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에 남자들은 이웃 국가인 모잠비크나 잠비아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여자들은 남아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농사를 짓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저희 컨선 말라위팀은 기후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2012년부터 기후대응농법 중 하나인 ‘보존농법’을 시작했습니다. 보존농법은 땅의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농사 방법인데요. 흙이 최대한 쓸려나가지 않게 하고, 건초 등을 이용해 밭을 덮어 수분을 유지하며, 해마다 농작물을 바꿔 심어 땅의 영양분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희망의 증거가 된 엄마 에시메 이야기
보존농법을 활용하여 땅을 돌보기 시작하자, 극빈 가정의 삶도 회복되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만났던 모범 농부 에시메 가족이 바로 그 예입니다. 에시메는 “제가 어렸을 때 엄마는 늘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셨지만, 타향살이 하는 아버지가 보내주시는 돈 외에는 기댈 곳이 없었어요. 굶으면서 겨우 학교를 다녔어요.”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에시메는 결국 초등학교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었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옥수수 수확이 변변치 않아 자주 굶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었던 에시메는 컨선의 보존농법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2년만에 옥수수 수확량이 8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불과 2년전에는 같은 땅에서 옥수수 한 자루가 나왔는데, 보존 농법을 적용한 후에는 8자루나 수확하게 된 것입니다.
수확량이 늘어나자 남는 옥수수는 시장에 팔아 돈을 벌 수 있었고, 에시메는 그 돈으로 아이들을 굶기지 않고, 학교에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효율적인 농법 덕분에 밭일하는 시간이 1년을 기준으로 무려 34일이나 줄어들어 아이들을 더 살뜰히 보살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시메는 저에게 “아이들은 의존적인 삶이 아니라 독립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배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으면 해요.” 라며 보존농법을 배우며 느낀 점을 얘기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변화를 겪은 후 에시메가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아이들은 의존적인 삶이 아니라 독립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배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으면 해요.”
농사가 성공을 거두자 가정에서 에시메의 의사결정권도 커졌고, 새로운 농사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마을을 방문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에시메는 희망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보존농법이 확산되면서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멋진 여성 농부들도 늘어났고요.
지난 해 수확하였던 마른 옥수수 대로 땅을 덮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다. Photo: Eamon Timmins/Concern Worldwide
끝나지 않는 기후위기
그러나 최근 이곳 말라위에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봄에는 초대형 사이클론이 말라위에 두 차례나 상륙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자연재해였습니다. 인명 피해도 컸지만 애지중지하며 길러온 농작물을 잃은 농부들은 다음 농사를 짓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말라위 사람들을 위해 저희 컨선 말라위팀은 보존농법의 성과를 토대로 지역 은행과 협력하여, 저축과 신용을 연결하는 빈곤졸업 프로그램으로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보존농법으로 자신감을 얻은 여성 농부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말라위를 가난과 기아에서 벗어나게 하는 주인공들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컨선 말라위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존농법 덕분에 단축된 노동시간으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에시메 Photo: Kieran McConville/Concern Worldwide
글: 찰스 은데카, 컨선월드와이드 말라위 사무소 보존농법 프로그램 담당자
모범 농부 에시메(우측)가 잘 자란 옥수수 밭에서 이웃 농부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Photo: Kieran McConville/Concern Worldwide
‘호수의 나라’ 말라위를 아시나요?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말라위는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를 가지고 있으며, 멋진 자연환경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말라위 사람들은 농업에 의존하여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의 주식은 옥수수입니다. 옥수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지만, 수확까지 충분한 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충분한 비가 필요한 때에 내리지 않아 옥수수 농사도 점점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에 남자들은 이웃 국가인 모잠비크나 잠비아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여자들은 남아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농사를 짓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저희 컨선 말라위팀은 기후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2012년부터 기후대응농법 중 하나인 ‘보존농법’을 시작했습니다. 보존농법은 땅의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농사 방법인데요. 흙이 최대한 쓸려나가지 않게 하고, 건초 등을 이용해 밭을 덮어 수분을 유지하며, 해마다 농작물을 바꿔 심어 땅의 영양분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희망의 증거가 된 엄마 에시메 이야기
보존농법을 활용하여 땅을 돌보기 시작하자, 극빈 가정의 삶도 회복되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만났던 모범 농부 에시메 가족이 바로 그 예입니다. 에시메는 “제가 어렸을 때 엄마는 늘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셨지만, 타향살이 하는 아버지가 보내주시는 돈 외에는 기댈 곳이 없었어요. 굶으면서 겨우 학교를 다녔어요.”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에시메는 결국 초등학교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었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옥수수 수확이 변변치 않아 자주 굶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었던 에시메는 컨선의 보존농법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2년만에 옥수수 수확량이 8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불과 2년전에는 같은 땅에서 옥수수 한 자루가 나왔는데, 보존 농법을 적용한 후에는 8자루나 수확하게 된 것입니다.
수확량이 늘어나자 남는 옥수수는 시장에 팔아 돈을 벌 수 있었고, 에시메는 그 돈으로 아이들을 굶기지 않고, 학교에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효율적인 농법 덕분에 밭일하는 시간이 1년을 기준으로 무려 34일이나 줄어들어 아이들을 더 살뜰히 보살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시메는 저에게 “아이들은 의존적인 삶이 아니라 독립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배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으면 해요.” 라며 보존농법을 배우며 느낀 점을 얘기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변화를 겪은 후 에시메가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아이들은 의존적인 삶이 아니라 독립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배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으면 해요.”
농사가 성공을 거두자 가정에서 에시메의 의사결정권도 커졌고, 새로운 농사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마을을 방문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에시메는 희망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보존농법이 확산되면서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멋진 여성 농부들도 늘어났고요.
지난 해 수확하였던 마른 옥수수 대로 땅을 덮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다. Photo: Eamon Timmins/Concern Worldwide
끝나지 않는 기후위기
그러나 최근 이곳 말라위에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봄에는 초대형 사이클론이 말라위에 두 차례나 상륙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자연재해였습니다. 인명 피해도 컸지만 애지중지하며 길러온 농작물을 잃은 농부들은 다음 농사를 짓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말라위 사람들을 위해 저희 컨선 말라위팀은 보존농법의 성과를 토대로 지역 은행과 협력하여, 저축과 신용을 연결하는 빈곤졸업 프로그램으로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보존농법으로 자신감을 얻은 여성 농부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말라위를 가난과 기아에서 벗어나게 하는 주인공들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컨선 말라위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존농법 덕분에 단축된 노동시간으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에시메 Photo: Kieran McConville/Concern Worldw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