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과 기아 시리즈를 시작하며
먹을 것이 없어 심하게 굶주리는 상태를 뜻하는 ‘기아’. 오늘도 이 치명적인 굶주림은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기아가 발생하는 현장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날 심각한 식량위기가 발생하는 많은 지역이 ‘분쟁’의 영향 아래 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식량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GNAFC)가 발행한 2026 글로벌 식량위기 보고서(GRFC)를 비롯한 이전의 많은 통계들 역시 분쟁을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분쟁과 기아' 시리즈는 이 무거운 두 단어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기아는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뒤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으며,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분쟁'입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통해 분쟁이 어떻게 사람들의 식탁을 비우고, 생계를 무너뜨리며, 결국 기아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관심과 행동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곳은 어디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분쟁 지역에서 농업의 의미
분쟁과 기아 시리즈 첫 번째 주제는 ‘농업’입니다. 오늘날 농업은 우리에게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분쟁 지역에서 농업은 여전히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농업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산업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와 지역사회의 생존을 지탱하는 기반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장기적인 식량위기 지역에서 농촌 가구의 약 70%가 농업에 식량과 생계를 의존합니다. 특히 농촌 인구가 많고, 가계 소득과 식량 확보를 농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농업은 곧 삶의 안전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쟁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농작물 생산을 줄이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는 한 사람의 식탁과 소득뿐 아니라 시장, 지역 경제, 국가의 식량안보 전체를 위협합니다.

소말리아 바르데레 지역 심비롤레 이스트에서 농부들이 파종을 위해 밭을 갈고 있습니다.
분쟁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 4가지
그렇다면 분쟁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농업을 무너뜨릴까요?
1. 농업 생산 기반의 파괴
분쟁은 가장 먼저 농업 생산의 기반이 되는 물리적 자산을 직접적으로 파괴합니다. 여기에는 농경지, 가축, 종자, 농기계뿐 아니라 관개수로, 펌프, 댐, 저장시설과 같은 모든 생산, 관리 시설이 포함됩니다. 폭격과 화학물질 오염 등으로 농지가 훼손되면 농민은 더 이상 안전하게 경작할 수 없고, 물 공급 시설이 파괴되면 파종과 수확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저장시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이미 생산된 식량도 보관되지 못하고 손실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는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기준 최악의 식량위기 단계인 ‘기근’ 또는 그에 준하는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은 두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FAO에 따르면 최근 분쟁을 겪은 가자 지구에서는 2025년 9월 말 기준 농경지 피해가 87%에 이르렀으며, 이는 지역의 식량 생산 능력을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현재 내전 중인 수단에서도 분쟁은 농업 생산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특히 수도 하르툼에서 시작된 분쟁이 2023년 말에 이르러서는 곡창지대인 게지라 주까지 퍼져 나가며 그 타격은 더 커졌습니다(WFP).

가자 지구에 살고 있는 시함 님은 일곱 자녀를 둔 아버지입니다.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오른 가족은 데이르 알발라의 알아크사 병원 인근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함 님은 자녀들에게 필요한 음식과 물, 그리고 필수 의류를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 노동력 상실과 인적 자본의 붕괴
분쟁은 또한 농업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과 인적 자본을 심각하게 약화시킵니다. 농업은 토지와 시설만으로 유지되는 산업이 아니라, 숙련된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분쟁이 발생하면 농촌의 젊은 인력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고, 무장 세력이나 민병대에 강제 징집되거나 생존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산 현장을 떠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농가는 필요한 시기에 파종과 수확을 하지 못하고, 지역사회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농업 지식과 기술, 노동 조직 능력까지 잃게 됩니다. 농업의 많은 과정은 시기를 놓치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파종기를 놓치면 한 해 수확량이 줄고, 수확기를 놓치면 이미 자란 작물도 밭에서 손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력의 상실은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한 해 농사 전체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3. 공급망 마비와 시장 접근 차단
분쟁은 생산된 식량이 시장으로 이동하는 길도 막습니다. 도로와 항구, 국경이 폐쇄되거나 무장 단체에 의해 차단되면 농산물은 시장으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검문소 통행료, 불법 과세, 약탈, 운송 위험 증가가 더해지면 유통 비용은 급격히 상승합니다.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어 식료품비를 높입니다.
동시에 농사에 필요한 비료, 종자 등 필수 농자재를 구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이 생깁니다. 수입 경로가 막히거나 가격이 급등하면 농민들은 필요한 자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농사를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확으로 얻는 수익보다 커지면, 농민들은 경작을 줄이거나 포기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이 약화되면서 수입 식량 의존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결국 분쟁은 식량이 시장으로 나가는 길과 농자재가 농가로 들어오는 길을 동시에 막습니다. 그 결과 농업 전체가 흔들리고, 다음 단계에서 식량 가격과 생계 위기로 이어집니다.

콩고민주공화국 탕가니카주 마노노 마을 중앙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카쿠지 님. 농지에서 재배된 농산물은 종종 이 시장으로 운송되어 판매됩니다.
4. 식량 가격 폭등과 구매력 붕괴
공급망이 막히고 농업 생산이 줄어들면, 그 영향은 곧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시장에 들어오는 식량은 줄어드는 반면, 식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사람들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농민은 수확물을 팔지 못하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피난을 떠난 가구는 생계수단을 잃습니다. 결국 식량 가격은 오르지만, 사람들의 구매력은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기아는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시장에 식량이 있어도 그것을 살 돈이 없을 때, 사람들은 굶주림에 내몰립니다.
실제로 여러 분쟁 지역에서 이러한 구매력 붕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연간 식량 인플레이션은 35.1%에 달했습니다.(FAO) 또한 수단 엘 파셔처럼 봉쇄된 지역에서는 주식인 수수 가격이 전년 대비 7,350%나 오를 정도로 가격 폭등이 심각했습니다(WFP).
가격 폭등은 사람들을 더 위험한 선택으로 몰아넣습니다. 취약 계층의 가구는 식사 횟수를 줄이고, 더 값싸고 영양가 낮은 음식에 의존하며, 가축이나 농기구 같은 생계 자산을 헐값에 팔기도 합니다. 때로는 다음 농사에 써야 할 종자까지 먹거나 팔아야 합니다. 이러한 선택은 당장의 생존을 위한 방법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농사를 짓고 생계를 회복할 힘을 약화시킵니다. 결국 분쟁은 식량 가격을 끌어올리고, 사람들의 구매력을 무너뜨리며, 기아와 빈곤의 악순환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분쟁과 기아의 고리를 끊는 컨선의 활동
컨선의 지원은 바로 이 끊어진 연결고리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농업 물품과 현금 지원은 다시 농사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훈련은 생산성과 회복력을 높이며, 마을 저축대출조합은 위기 상황에서도 가구가 자산을 모두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돕는 지역 기반 안전망이 됩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진행되는 EAST 프로그램(Enabling Affected Populations to Survive and Thrive)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컨선이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은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도 분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에서 식량안보와 가구 영양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과 생계 다각화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취약 가구가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고 다시 생계수단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EAST 프로그램의 지원은 단순히 식량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농업 물품, 현금 지원, 훈련, 마을 저축대출조합등과 같은 생계 회복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다시 농사를 짓고, 소득을 만들고, 스스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지원합니다.

콩고민주공화국 EAST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농업용 진입도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분쟁 지역에서 농업 지원은 단순히 씨앗과 농기구를 나누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무너진 식량 생산의 기반을 다시 세우고, 가족의 소득을 회복하며, 지역사회가 스스로 위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을 되찾도록 돕는 일입니다. 밭이 다시 살아나야 식탁이 채워지고, 생계가 회복되어야 기아의 악순환도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선은 분쟁으로 무너진 농업과 생계를 함께 회복시키며, 기아와 극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분쟁과 기아 시리즈를 시작하며
먹을 것이 없어 심하게 굶주리는 상태를 뜻하는 ‘기아’. 오늘도 이 치명적인 굶주림은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기아가 발생하는 현장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눈에 띄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날 심각한 식량위기가 발생하는 많은 지역이 ‘분쟁’의 영향 아래 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식량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GNAFC)가 발행한 2026 글로벌 식량위기 보고서(GRFC)를 비롯한 이전의 많은 통계들 역시 분쟁을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분쟁과 기아' 시리즈는 이 무거운 두 단어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기아는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뒤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으며,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분쟁'입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통해 분쟁이 어떻게 사람들의 식탁을 비우고, 생계를 무너뜨리며, 결국 기아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관심과 행동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곳은 어디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분쟁 지역에서 농업의 의미
분쟁과 기아 시리즈 첫 번째 주제는 ‘농업’입니다. 오늘날 농업은 우리에게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분쟁 지역에서 농업은 여전히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농업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산업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와 지역사회의 생존을 지탱하는 기반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장기적인 식량위기 지역에서 농촌 가구의 약 70%가 농업에 식량과 생계를 의존합니다. 특히 농촌 인구가 많고, 가계 소득과 식량 확보를 농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농업은 곧 삶의 안전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쟁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농작물 생산을 줄이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는 한 사람의 식탁과 소득뿐 아니라 시장, 지역 경제, 국가의 식량안보 전체를 위협합니다.
소말리아 바르데레 지역 심비롤레 이스트에서 농부들이 파종을 위해 밭을 갈고 있습니다.
분쟁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 4가지
그렇다면 분쟁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농업을 무너뜨릴까요?
분쟁은 가장 먼저 농업 생산의 기반이 되는 물리적 자산을 직접적으로 파괴합니다. 여기에는 농경지, 가축, 종자, 농기계뿐 아니라 관개수로, 펌프, 댐, 저장시설과 같은 모든 생산, 관리 시설이 포함됩니다. 폭격과 화학물질 오염 등으로 농지가 훼손되면 농민은 더 이상 안전하게 경작할 수 없고, 물 공급 시설이 파괴되면 파종과 수확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저장시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이미 생산된 식량도 보관되지 못하고 손실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는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기준 최악의 식량위기 단계인 ‘기근’ 또는 그에 준하는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은 두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FAO에 따르면 최근 분쟁을 겪은 가자 지구에서는 2025년 9월 말 기준 농경지 피해가 87%에 이르렀으며, 이는 지역의 식량 생산 능력을 크게 약화시켰습니다. 현재 내전 중인 수단에서도 분쟁은 농업 생산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특히 수도 하르툼에서 시작된 분쟁이 2023년 말에 이르러서는 곡창지대인 게지라 주까지 퍼져 나가며 그 타격은 더 커졌습니다(WFP).
가자 지구에 살고 있는 시함 님은 일곱 자녀를 둔 아버지입니다.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오른 가족은 데이르 알발라의 알아크사 병원 인근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함 님은 자녀들에게 필요한 음식과 물, 그리고 필수 의류를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분쟁은 또한 농업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과 인적 자본을 심각하게 약화시킵니다. 농업은 토지와 시설만으로 유지되는 산업이 아니라, 숙련된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입니다. 그러나 분쟁이 발생하면 농촌의 젊은 인력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고, 무장 세력이나 민병대에 강제 징집되거나 생존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산 현장을 떠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농가는 필요한 시기에 파종과 수확을 하지 못하고, 지역사회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농업 지식과 기술, 노동 조직 능력까지 잃게 됩니다. 농업의 많은 과정은 시기를 놓치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파종기를 놓치면 한 해 수확량이 줄고, 수확기를 놓치면 이미 자란 작물도 밭에서 손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력의 상실은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한 해 농사 전체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분쟁은 생산된 식량이 시장으로 이동하는 길도 막습니다. 도로와 항구, 국경이 폐쇄되거나 무장 단체에 의해 차단되면 농산물은 시장으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검문소 통행료, 불법 과세, 약탈, 운송 위험 증가가 더해지면 유통 비용은 급격히 상승합니다.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어 식료품비를 높입니다.
동시에 농사에 필요한 비료, 종자 등 필수 농자재를 구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이 생깁니다. 수입 경로가 막히거나 가격이 급등하면 농민들은 필요한 자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농사를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수확으로 얻는 수익보다 커지면, 농민들은 경작을 줄이거나 포기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이 약화되면서 수입 식량 의존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결국 분쟁은 식량이 시장으로 나가는 길과 농자재가 농가로 들어오는 길을 동시에 막습니다. 그 결과 농업 전체가 흔들리고, 다음 단계에서 식량 가격과 생계 위기로 이어집니다.
콩고민주공화국 탕가니카주 마노노 마을 중앙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카쿠지 님. 농지에서 재배된 농산물은 종종 이 시장으로 운송되어 판매됩니다.
공급망이 막히고 농업 생산이 줄어들면, 그 영향은 곧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시장에 들어오는 식량은 줄어드는 반면, 식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사람들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농민은 수확물을 팔지 못하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피난을 떠난 가구는 생계수단을 잃습니다. 결국 식량 가격은 오르지만, 사람들의 구매력은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기아는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시장에 식량이 있어도 그것을 살 돈이 없을 때, 사람들은 굶주림에 내몰립니다.
실제로 여러 분쟁 지역에서 이러한 구매력 붕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연간 식량 인플레이션은 35.1%에 달했습니다.(FAO) 또한 수단 엘 파셔처럼 봉쇄된 지역에서는 주식인 수수 가격이 전년 대비 7,350%나 오를 정도로 가격 폭등이 심각했습니다(WFP).
가격 폭등은 사람들을 더 위험한 선택으로 몰아넣습니다. 취약 계층의 가구는 식사 횟수를 줄이고, 더 값싸고 영양가 낮은 음식에 의존하며, 가축이나 농기구 같은 생계 자산을 헐값에 팔기도 합니다. 때로는 다음 농사에 써야 할 종자까지 먹거나 팔아야 합니다. 이러한 선택은 당장의 생존을 위한 방법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농사를 짓고 생계를 회복할 힘을 약화시킵니다. 결국 분쟁은 식량 가격을 끌어올리고, 사람들의 구매력을 무너뜨리며, 기아와 빈곤의 악순환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분쟁과 기아의 고리를 끊는 컨선의 활동
컨선의 지원은 바로 이 끊어진 연결고리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농업 물품과 현금 지원은 다시 농사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훈련은 생산성과 회복력을 높이며, 마을 저축대출조합은 위기 상황에서도 가구가 자산을 모두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돕는 지역 기반 안전망이 됩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진행되는 EAST 프로그램(Enabling Affected Populations to Survive and Thrive)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컨선이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은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도 분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에서 식량안보와 가구 영양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과 생계 다각화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취약 가구가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고 다시 생계수단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EAST 프로그램의 지원은 단순히 식량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농업 물품, 현금 지원, 훈련, 마을 저축대출조합등과 같은 생계 회복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다시 농사를 짓고, 소득을 만들고, 스스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지원합니다.
콩고민주공화국 EAST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농업용 진입도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분쟁 지역에서 농업 지원은 단순히 씨앗과 농기구를 나누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무너진 식량 생산의 기반을 다시 세우고, 가족의 소득을 회복하며, 지역사회가 스스로 위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을 되찾도록 돕는 일입니다. 밭이 다시 살아나야 식탁이 채워지고, 생계가 회복되어야 기아의 악순환도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선은 분쟁으로 무너진 농업과 생계를 함께 회복시키며, 기아와 극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