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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분쟁과 기아의 악순환, 우리가 알아야 할 소말리아 이야기

2026-02-13

동아프리카의 아프리카 뿔 지역에 위치한 소말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배고픈 국가입니다. 작년 10월에 발표된 2025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는 소말리아를 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아 수준을 기록한 국가로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10년이 넘게 이어진 가뭄입니다. 여기에 더해 2023년과 2024년에 발생한 전례 없는 대홍수 등 여러 환경적 문제들이 겹치면서, 해마다 농작물 수확이 실패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는 소말리아 기아 위기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 또 다른 핵심 원인은 수십 년에 걸친 정치적 불안정과 치안 불안,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분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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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힘 님은 여덟 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입니다. 그의 막내딸 파두마는 심한 발열과 점점 악화되는 쇠약 때문에 매우 아프게 되었습니다. 지역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았고, 가뭄으로 인해 아이를 먹일 우유조차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라힘 님은 딸을 컨선월드와이드가 지원하는 바나디르 병원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영양실조 진단을 받았습니다.

 



가뭄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이마 님은 결혼 후 고향 모가디슈를 떠나 소말리아 베이 지역의 부르하카바로 이주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습니다.

 “그때는 삶이 좋았어요. 우리는 옥수수를 재배했고, 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 충분한 식량이 있었죠. 그런데 가뭄이 닥쳤어요.”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인 데다 두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던 나이마 님은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집과 남편을 떠나 다시 고향 모가디슈로 돌아갔습니다. 

 “제가 집을 떠난 이유는 가뭄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그곳에는 부족 간 분쟁도 있었어요.” 

나이마 님과 딸이 타고 있던 차량은 이동 중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아 약탈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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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마 님은 두 어린 딸의 어머니로, 분쟁과 가뭄을 피해 바나디르 주 와다지르 지역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들은 칼과 총을 들고 있었고,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그날이 제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그녀와 아이는 살아남았지만, 남은 여정 동안 충분한 식량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조금씩 나눠 받은 음식은 어린 딸 자밀라에게 돌아갔습니다.

나이마 님이 모가디슈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즉시 그녀를 컨선월드와이드가 지원하는 와다지르 보건센터로 데려갔습니다. 나이마 님이 둘째 딸을 출산했을 때, 아이는 심각한 저체중 상태였습니다.

 



한 위기가 또 다른 위기를 부추기다

소말리아의 인도적 위기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자연적 재난과 인위적 재난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악순환을 형성하고, 또 다른 위기를 끊임없이 낳고 있습니다.

다섯 아이의 어머니 후도 님은 로어 샤벨레 지역 코리올레이 지구를 떠나 수도 모가디슈 인근 국내실향민 캠프로 이주했습니다.

 “가뭄이 닥치자 사람들의 삶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부족 간 분쟁으로 이어졌어요. 두 부족이 싸우면, 우리가 떠나지 못하도록 마을의 모든 도로를 막아버립니다. 그러면 식량 가격이 오르면서 생활비가 크게 상승하고, 물을 길어 오는 것조차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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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도 님은 고향 마을이 공격을 받아 남편을 잃은 뒤, 모가디슈 인근 컨선월드와이드 지원 클리닉으로 피신했습니다. 사진은 8개월 된 딸 물키와 함께한 모습입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후도 님의 남편이 가족의 농장에서 일하던 중 분쟁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녀는 그 상실을 정서적으로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즉각 체감해야 했습니다

 “우리를 부양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어요.” 

당시 다섯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던 그녀는 가족의 도움으로 그녀는 모가디슈까지 갈 교통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운전사가 그녀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그녀가 감당할 수 없었던 요금을 할인해 주었던 덕분이었습니다. 가족은 피난길에 오를 수는 있었지만, 이틀간의 여정 동안 먹을 음식은 전혀 없었습니다.




분쟁과 기아의 악순환

이러한 사건들은 소말리아 역사 속에서 악순환처럼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 장기화된 위기가 공식적으로 언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해 중 하나는 1991년이었습니다. 당시 무장 세력과 정치 세력들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중앙정부가 붕괴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한 권력 공백과 불안정은 2012년 연방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는 심각한 가뭄이 닥쳤습니다. 피해를 입은 가정들을 지원할 정부의 보호망이 없는 상황에서, 기아는 전쟁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경쟁 세력들은 농작물과 농지를 불태우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사용했습니다.

또한 분쟁 지역을 피해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실향민 수가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도착한 실향민 캠프는 텐트, 식수, 식량에 대한 수요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한 상태였습니다. 

가뭄이 점점 더 빈번하고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분쟁과 기아의 악순환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고향에서 내몰고 있습니다. 지난 16년 동안 소말리아는 세 차례의 가뭄을 겪었으며, 매번 “수십 년 만에 최악”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발생한 가뭄은 이전보다 더욱 강도가 심해졌습니다.

컨선월드와이드 소말리아 국가 사무소장 리처드 넌 님은 연이어 발생하는 가뭄 하나하나가 모두 국내 자원과 권력을 둘러싼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합니다.

 



8,300km 떨어진 또 다른 분쟁의 영향

소말리아의 기아 위기는 전혀 다른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분쟁의 영향도 받고 있습니다.

소말리아는 통상적으로 곡물의 90~95%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왔습니다. 그러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분쟁이 격화되면서 무역로가 차단되었고, 그 결과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지역으로의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소말리아에서 구할 수 있는 곡물과 기타 식량 수입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2021년 말, 수수 50kg 한 포대의 가격은 약 8달러였습니다. 그러나 1년 후에는 50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즉, 시장에 식량이 있다 하더라도, 해당 지역 주민들이 그것을 구매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소말리아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직면한 접근의 어려움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은 분쟁과 기아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각지로 식량과 구호 물자를 운송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무장단체들이 검문소와 특정 지역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가장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이 오히려 필요한 물자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55세의 사미로 님 역시 이러한 현실을 직접 겪었습니다. 그녀는 갈구두드에 있는 마을에서 모가디슈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미로 님은 일곱 자녀와 함께 약 100km 떨어진 룬리고드까지 10일 동안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룬리고드에서는 한 무장단체가 그 지역을 통제하고 있었어요. 우리에겐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가족이 모가디슈에 도착하기까지는 다시 3주가 더 걸렸습니다. 도착 후, 사미로 님의 쌍둥이 영아 손녀들은 영양실조 진단을 받았고, 컨선이 지원하는 바나디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분쟁 상황에서 민간인들이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 달 동안 걸어서 이동하고, 또 한 달 가까이 보건소를 오가야 하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인 일이 아닙니다.

리처드 넌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이러한 긴장과 분쟁을 억제하고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부재하는 한, 우리는 접근성 측면에서 계속해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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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디르 병원에 앉아 있는 사미로 님과 손녀 나라  




또 하나의 장벽

2025년, 소말리아는 증가하는 기아율에 더해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위기에 자주 노출됨에 따라 대중들은 인도주의적 피로감을 느낍니다. 이로 인해 자금 지원이 부족해지고 기존 프로그램들이 축소되면서, 인도주의 단체들은 최소한의 필요조차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2025년 11월 기준, 소말리아 인도적 대응 계획(Humanitarian Response Plan, HRP)은 전체 약정 금액 대비 19.2%만 자금이 확보된 상태입니다.

이달 초, 세계식량계획(WFP)은 자금 삭감으로 인해 소말리아에서 지원을 받는 인원이 110만 명에서 35만 명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필수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10% 미만에게만 전달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WFP 관계자는 현재의 대응 수준은 증가하는 필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며, 긴급한 자금 지원이 없다면,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가정들은 가장 절실한 시기에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소말리아의 분쟁과 기아: 컨선월드와이드의 대응

컨선월드와이드는 1986년부터 소말리아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소말리아 내 기아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일은 지금도 컨선 활동의 핵심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긴급구호 활동과 더불어,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컨선 대응의 핵심 축 중 하나는 현금 무상원조입니다. 이는 휴대전화를 통해 전자 방식으로 전달되며, 가정이 지역 시장에서 식량과 기타 필수품 등 가장 필요한 물품을 신속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3월 말까지 컨선월드와이드는  2,300만 유로(약 397억 6,700만 원)를 가정에 전달했으며, 이를 통해 61만 7천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소말리아 인구의 5분의 1이 높은 수준의 식량 불안정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170만 명의 아동이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상황이 포함되며, 이 중 약 4분의 1은 중증 급성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컨선은 와다지르 지역의 현지 파트너 및 보건부와 협력하여, 17개의 고정 및 이동식 시설을 통해 전문 영양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63,000명 이상의 아동을 치료했습니다. 또한 160,000명 이상의 보호 인력과 협력하여, 가족의 지속적인 건강과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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