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 대상'으로 전락한 시신. 슬퍼할 공간이 없는 가족들
'존엄하고 안전한 매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앞서, 컨선은 현지 매장실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매장풍습과 시체 관리법이 전염의 70%이상을 야기한다는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매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체를 수거하는 데만 5일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구의 시체를 한 무덤에 같이 매장했고 시체의 신원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한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은 그들을 그리워할 장소도 애도할 장소도 없었습니다. 매장을 하는 요원들 역시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채 열악한 장비로 활동해야 했고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았습니다.
이에 고민하던 컨선은 ‘존엄하고 안전한 매장’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우선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작업부터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 5일 이상 걸리던 시체 수거 작업이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졌습니다.
- 사망자 수를 파악하는 것이 빨라졌고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집단으로 매장하던 시신들도 각 개인마다 한 개의 독립된 묘역에 매장되었습니다.
- 가족들은 언제든지 사랑하는 사람의 묘지를 찾아가 애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비와 바람에 의해 닳아 없어졌던 기존의 나무 묘비석은 튼튼한 돌 묘비석으로 교체했습니다.
- 묘비석에 들어갈 묘비명은 가족들이 직접 작성했습니다. 이 모든 매장의 과정은 가족에게 전부 공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