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해결방법을 위하여
기존의 급성영양실조 치료법은 정부도 개개인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했습니다. 통제와 관리가 어려워 효과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했지요. 2000년대 초, 컨선월드와이드는 밸리드 인터내셔널(Valid International)의 책임자 스티브 콜린스 박사와 협업해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영양실조를 국가 단위가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은 치료 돌봄 공동체(Community Therapeutic Care, CTC)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샤먼 앱트 러셀의 책 『배고픔에 관하여』(2016년, 돌베개, 곽명단 옮김, 손수미 감수)는 당시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에서 진행된 전설적인 일화를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하 'CMAM 프로그램'으로 통일)
이 프로그램은 각 지역사회의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진행됩니다. 그들은 아이들의 증상이 생명에 위협이 되는 상태에 이르기 전에 영양 상태를 살펴보러 옵니다. 영양실조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뮤악(MUAC)'이라는 줄자로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뮤악으로 아이의 팔 둘레를 측정하면 심각도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으로 색이 나눠집니다. 11 센티미터 이하는 신속한 영양 공급이 없이는 생명을 보존하기 어려운 급성영양실조에 해당됩니다. 영양실조로 판정되면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확인합니다. 측정 결과가 표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상태에 따라 가정에서 진행할 수 있는 영양실조 치료식을 처방하거나 병원 입원 치료를 진행합니다.
다행히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으면 하루에 세 번,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영양실조 치료식(Ready-to-Use Therapeutic Food, RUTF)을 처방합니다. 치료식 중 하나는 '플럼피넛(Plumpy Nut)'입니다. 땅콩을 기반으로 제조된 플럼피넛은 지방, 섬유질, 필수 비타민 및 단백질 등 필 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아이가 영양실조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별도 조리가 필요 없고 무엇보다도 2년이라는 긴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어 장소와 기후 제약 없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만 전세계 142만 명의 아이들이 플럼피넛으로 영양실조를 극복했습니다. 아이들은 영양 상태에 따라 2주마다 보건 직원의 방문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