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대표 “연봉 1000만원에 1만7000원 기부하는 꼴···ODA 확대, 결국 한국에게 도움돼”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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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여다향에서 경향신문 김경민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2.6. 김창길기자
“한국의 전체 GDP에서 공적개발원조(ODA)가 차지하는 비율은 0.17%다. 연봉이 1000만원이면 1만7000원만 기부(ODA)하고 있는 것이다. ODA 비용이 많다고 할 수는 없다”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컨선) 한국 대표는 지난 6일 경향신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컨선은 지난 56년 동안 최극빈 지역에서만 활동을 해온 국제인도주의단체다. 컨선은 지난해 2월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에서 1년 넘게 구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세계 중추국가라는 기치를 내걸고 글로벌 리더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선 현장 중심의 ODA가 필요하다”며 “대외협력기금(EDCF)과 ODA 확대가 위험관리와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석열 정부는 ODA 예산을 크게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전체 GDP의 0.7%를 ODA에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0.17%로 상당히 낮다. ODA 규모가 40% 이 늘어난 것은 좋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에 치중해 기존 예산이 늘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항목을 들여다보면 늘어난 부분도 IT 등 디지털 지원이다. 전기가 부족한 나라에 IT를 지원하는 셈인데, 현장 중심의 ODA가 펼쳐지진 않고 있다. 또 양자 무상원조는 각 정부나 국제기구를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시민사회 역량을 높이는것과는 무관하다. 한국의 비영리단체(NGO) 등 시민사회와 협력하면 현장을 더 많이 파악하게 되고 우리나라도 경험치가 쌓이는 좋은 효과가 있다. 다른 OECD 국가개발위원회 회원국들은 ODA 예산의 15% 이상을 시민사회와 함께 쓰지만, 우리나라는 약 2% 수준이다. 그 정도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미비하고 부족하다.”
-ODA 원조 과정에서 한국의 NGO 등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뭔가.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은 중간단계를 거치면서 우리가 지원하는 효과가 떨어진다. 예를 들어 한 국제기구가 한국이 기금을 준다고 하면 국제기구는 대부분 그 나라의 NGO를 통해 지원 사업을 한다. 한국의 NGO가 아니라 다른 국가의 NGO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주도적인 역할을 우리 정부가 아닌 유니세프가 하기 때문에 국가 지원의 성격이 없어지게 된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지원 현장에서는 ‘support by American people’이라는 문구를 표시해 미국 시민들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그렇게 국가 브랜드를 올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도 지금처럼 치고 나갈 때 현장 지원도 같이 해나가야 한다. 현장의 정보들이 우리에게 올 때 우리나라도 글로벌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 중심의 ODA가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나.
“외교와 ODA 정책이 원보이스로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 아일랜드의 경우엔 한국으로 치면 코이카 현장 사무소장이 그 나라의 외교관으로 배치될 정도로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을 보낸다. 그 나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곧 협상력이 되는 것이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이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현장을 아는 것이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도 어려운데 왜 다른나라를 돕느냐는 등 ODA에 대한 비판의견이 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한 견해는.
“우리가 한국에 있든 해외에 있든 어떤 사람이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다. 그게 휴머니티고 컨선의 역할이다. 사람들은 상대적 빈곤을 얘기하지만 저희는 절대적 빈곤을 얘기한다. 아직도 하루에 8억명이 배고픈 상황에서 잠자리에 들어간다. 극빈국에선 하루 1000원이 굉장히 큰 돈으로 작용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남이 돕는 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 존중이 필요하다.”
-정부가 EDCF를 확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개발도상국에 0%대의 수익률로 유상원조를 하는 만큼 수익창출이 목표가 아니고 언젠간 갚을 날이 있을 것이라는 좋은 취지라고 본다. EDCF를 통한 인프라 지원은 필요하지만 정작 사무소가 몇 없다. 도움이 필요한 나라는 돕지 못하고 어느정도 안전한 나라만 돕고 있다. 아프리카 사무소도 안전한 국가에 많이 가 있다. 확장성의 측면에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많이 뒤쳐진 것이다. EDCF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해 금전적 원조 외에도 행정 지원 등 무형적 원조도 진행되고 있다. 무형 원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 시스템이 붕괴되면 지원이 무용지물이다. 행정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한국은 이 시스템에 강점을 가진 나라다. 개발도상국에선 미국 중국이 아닌, 한국이 유일한 롤모델이다. 빈곤국에서 선진국이 된 한국의 행정 시스템과 노하우를 많은 국가에서 배우러 오고, 정부도 이러한 유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 원조는 금전적으로도 비용이 크지 않다. 또, 각국의 니즈도 있고 우리도 의지와 역량이 있는 만큼 친한파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중에 사업 얘기를 할 때도, 파트너가 한국에서 유학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다.”
-컨선은 매년 기아지수를 낸다. 세계인들이 기아퇴치에 힘을 보태고 있음에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뭔가.
“기아지수는 떨어지고 있다. 옛날엔 물고기를 잡는 법이 아니라 물고기를 주는 단기적인 방식으로 원조가 진행됐지만, 지속가능발전목표(SDG)로 전환되면서 기아가 개선되고 있었다. 그러나 하향 곡선을 그리던 기아지수가 최근 정체되거나 높아졌다. 원인은 세가지로 본다. 분쟁·기후변화·코로나다. 우크라이나 전쟁만 흔히 생각하는데 아프리카 안에선 계속해서 내전이 일어나 시스템을 통한 기아 극복이 상당히 어렵다. 기후위기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후진국은 해수면 상승 등 환경 문제가 터졌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 코로나 발생 이후엔 국가들이 각자도생에 나서면서 도움을 외면하게 됐다. 그 사이 취약 지역엔 다른 질병들이 더 창궐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기아엔 이러한 복합적 문제가 있다.”
-지난해 2월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
“오늘이 튀르키예 지진 발생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8월 말에 튀르키예에 간 적이 있다. 지진 발생 6개월이 지나 복구가 됐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피해규모가 컸다. 아프리카 같은 곳은 지진이나면 1층짜리 집이 무너지지만 튀르키예는 아파트가 무너졌다. 기울어진 아파트를 부시고 땅을 평평하게 만들고 나서도 아파트를 지어야하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보니 이재민 대부분이 아파트 철거 현장 옆 비공식 정착촌에 많이 살고 있다. 그때는 한여름이라 텐트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갔는데 지금은 영하 10도 정도로 열악하다. 복구가 많이 되지는 않았다.”
-해피빈에서 컨선이 진행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원 모금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나.
“국민들도 많이 참여해주셔서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서 기부하신 것이 컨선을 통해 지원되면서 튀르키예 국민들도 한국이 많이 도와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로 이재민들의 친척이나 가족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한국에 상당히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고, 저희들이 도우러 왔다고 하니 고마워 했다. 민간의 지원이 많았기에 컨선도 튀르키예를 도울 수 있었다.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인도주의 활동도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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