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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언론보도

[기고문] 만약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면? - 동화읽는어른

초등학생 저학년 대상의 어린이책을 준비하다가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발간하는 '동화읽는어른'에 기고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국제개발협력이 어렵다면 어려운 주제인데, 이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려니 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쉬운 표현을 고민하다보니 오히려 더 명료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어린이도서 작가분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국경 너머의 세계에 대해 함께 이야기 했으면 합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초여름의 토요일 오후,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중학생 친구들이 저를 만나러 사무실로 찾아오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인터뷰 숙제를 해야한다며 다짜고짜 만들어진 이 약속은 인터뷰 질문지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메일로 정리된 파일을 보내 온 것이 아니라, 종이 위에 손으로 빼곡히 쓴 것을 핸드폰으로 촬영해서 카톡으로 보내왔더랬죠. 방식은 꽤나 아이들스러웠지만 질문들은 제법 거창했습니다. 답변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자니 아이들의 목소리가 궁금했습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네 명의 뽀송뽀송한 얼굴에는 순진함과 진지함이 함께 묻어 있었습니다.

귀여운 친구들의 표정에는 낯설지만 잘 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전 세계의 굶주리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비정부기구(NGO)… 생각보다 단체의 일을 설명하기도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어떡하면 세상의 어려움을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만약 내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면 어떨까?”

  •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암하라주는 대부분이 고산지대라 가축이 중요한 생계수단이다.by Hee Young Park

태어나 보니 아프리카 어딘가 입니다. 집 한 칸에 온 가족이 몰려 살고 있습니다. 농부가 직업인 아빠는 오랜 가뭄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고, 달리 먹을 것을 구해 올 수도 없습니다. 아빠는 무척이나 부지런한 사람이고 농사도 잘 짓지만 비가 오지 않으니 무엇도 할 수가 없습니다. 가족 모두가 배고프고 계속 가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프리카대륙에 국경이 직선인 곳이 있는데 왜 그럴까요?"
눈을 반짝이며 한 친구가 묻습니다.
"유럽국가들이 식민지를 떠날 때 그어 놓고 갔대요."
다른 친구가 자랑하듯 대답합니다.
"우와~ 친구 어떻게 알았어? 대단하다! 그럼, 그 이후로 아프리카에는 어떤 일이 생겼을까?”
저는 다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많이 들어서 알겠지만, 아프리카 국가는 우리나라같이 한 민족이 사는 국가가 아니라 여러 민족이나 부족이 모여 사는 집합체 같은 겁니다. 그런데, 식민지를 통해 자기 나라의 이익을 챙기기 바빴던 나라들이 철수하면서 자기들끼리 식민지 국가의 국경을 마음대로 정해 버린거죠. 그후 아프리카 국민들의 동의와 합의를 얻기는 커녕, 국가안의 민족들끼리 싸움을 부쳐서 통치 수단으로 활용까지 했습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그랬 듯이.

그들이 떠난 후 곳곳에서 내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말리 민족은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국가로 나누어 지고, 부룬디와 르완다는 경쟁적인 두 민족이 두 국가에서 서로 싸우고 피를 흘렸지요. 한 나라에 여러 민족이 사는 국가들은 계속 자신의 민족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아프리카는 발전은 커녕 분쟁으로 정치, 경제, 사회가 모두 불안해졌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후변화까지 더해져 굶는 사람이 많아지고 점점 살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기들이 왜 스스로 어려움에 처한 지 잘 알고 있을까요? 저는 아직도 그들이 ‘경제적 식민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을 해서 일어설 수 있다면 그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을 때는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굶고 있는데 공산당이 미워서 도와주지 않고 있죠. 그리고 도와주면 공산당이나 군대에서 가져 갈까봐 못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는 질문을 덧붙입니다.

“만약 친구 중에 나쁜 아빠가 있어서 매일 굶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너희는 어떻게 할거니?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건 아빠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아이가 힘든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할까? 그 아이가 아빠를 선택한 건 아니잖아?”

북한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산당이 나쁘다고 해서, 죄 없는 아이들까지 우리가 외면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것이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단체를 인도주의단체라고 하죠. 정치, 종교, 인종, 문화를 떠나서 사람의 도리를 사람에게 하는 하는 단체.

이야기를 마치자, 한 동안 아이들이 숨도 안 쉬고 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찾아와 준 것도 이야기를 들어 준 것도 고마웠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해 준 것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오늘 밤, 그 아이들이 자신의 꿈 속으로 아프리카와 북한의 친구들을 초대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이준모, 한국대표, 컨선월드와이드

  • 에티오피아에서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대표.by Eun Yuong Kim.

  • 책도 엽서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허선영 에디터님!.by Concern Worldwide

 

 

>> 원문 보기

https://issuu.com/concernkorea/docs/180701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